어머니와 매일 밤 교대 운동장을 산책하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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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만 해도, 코로나 유행 같은 건 없었고, 집 근처 서울교대 운동장은 매일 아침 저녁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던 운동장이었다. 그래서 매일 밤 저녁 먹고 난 후 어머니와 1시간 정도 걷기 운동을 같이 했다. 사실 어머니가 내 몸무게를 걱정해서 걸었던 것인데, 사실 그 때는 꽤 귀찮았다. 시간도 아깝기도 하고.. 근데 지금 와서는 그 시절이 너무 그립다. 생각만 해도 울고 싶을 정도로 그립다. 운동장의 경치도 좋았고 매일 하늘의 별을 보면서 걸을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어머니의 옛날 추억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어머니가 말도 많이 하실 수 있고, 또 운동도 할 수 있었던 그 때는 어머니가 지금보다 훨씬 좋았다. 지금 어머니 상태가 조금 안 좋아지는 것이 시간이 지나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그때와 같은 운동을 못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코로나가 사실 그런 면에서 너무 원망스럽다. 며칠 전에 지팡이를 사서 드렸다. 제발 꼭 올해 코로나 유행이 종식되어서 다시 꼭 교대 운동장을 같이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끔 어머니에게 일부러라도 기억 나는 옛날 얘기들 좀 해달라고 말을 해야겠다. 그래야 더 말을 많이 하실 수 있을테니...

사무실에서 어머니 사진을 하나 꼭 찍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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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날씨가 매우 좋았다. 사무실 창이 통유리라 맑은 날 경치가 정말 너무 좋다. 그걸 보고 있자니 또 엄마 생각이 난다. 사무실에 딱 한 번 어머니가 오신 적이 있었다. 그것도 이미 멏년 전인데.. 회사 방문의 날에 아버지와 같이 오셔서 사진 하나 찍고 사무실 좀 둘러 보시고 가셨었다. 그리고 지금 후회가 되는 것은 그 사진사 사진 말고 다른 사진들도 좀 많이 찍었어야 하는건데, 사실 그 날 행사가 좀 어수선했어서 그러질 못했다.  암튼 지금 계속 후회되는 것은 사진 많이 못 찍은 것. 홋카이도에서도, 어디서든 간에 사진이 한 두 장은 있는데 더 찍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인해서 아마 회사 방문의 날은 올해도 없겠지만.. 올해는 주말에 한 번 어머니 사무실에 모셔서 내 자리에 앉힌 다음 사진 몇 장 찍어야 겠다. 화창한 창 너머를 배경삼아서... 

시간감각을 잃어가시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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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시간은 그냥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고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에 얽매여서, 그리고 시간을 굉장히 의식하면서,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계절이 바뀌고 나이가 들고.. 또 작게는 요일이 바뀌면서 어떤 날은 일하고 어떤 날은 쉬기도 하고 지금 어머니는 그 시간의 감각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를 일단 제대로 모르신다. 직장을 다니는 분이 아니라서 사실 아주 중요한 정보는 아니다. 하지만 그 전에는 당연히 달력을 보거나 해서 날짜와 요일은 제대로 인식하셨었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되시는 것 같다. 두 어달 전만 해도 좋아하시는 티비 드라마 때문에 월, 화 요일은 인식을 해서, 티비를 보셨는데 이제는 그런 것 마저 없으니 더 심해지셨다. 이제 더 나가게 되면 낮밤 구분을 잘 못하시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이다. 지금도 잘 주무시는지 걱정인데, 그렇게 되면 더 주무시는게 힘들어지실 것 같다. 지금도 예전같으면 나보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셨을 분이 내가 깨워야 일어나신다. 아침이라는 시간 감각을 자신은 못 느끼는 것이고, 내가 알려주어야 아실 수 있는 것이다. 퇴근도 내가 거의 일정한 시간에 하는 편인데, 요즘은 매일 오늘은 많이 늦었다고 말하신다.  사실 시간에 얽매여 사는 나로서는, 시간 감각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는 힘들다. 아무튼 모든 면에서 조금 천천히 뭐든지 악화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걸 조절할 수도 없고. 암튼 어머니 편하게 물어보실 때마다 답해주고, 말하면서 현재 시간을 게속 일깨우면서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어머니가 치매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를 가늠하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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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아침에는 어머니 현금 카드를 재발급 받으러 가기 했었다. 사실 그 며칠 전부터 그 현금카드를 잊어버린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 많았던 모양이다. 주말에도 사실 계속 여기 저기 그걸 찾으시느라 계속 노력을 하셨었으니까.. 아마도 그래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으셨던 모양이다. 어제 아침에 어머니를 7시 반 정도에 깨웠을 때 (이제 시간감각을 많이 잃어버리셔서 아침에 내가 깨우는 편이다) 엉뚱하게 내려오셔서는 나보고 너 줄려고 미역국을 끓여야 하는데 미역을 어디서 사야되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하소연을 하신다. 너무 엉뚱한 질문에 약간 당황하기도 했고, 약간 실소가 나올 뻔 하기도 했다. 또 그와 동시에 너무나 슬퍼서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어머니가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을 그 표정과 말투에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잘못으로 카드를 잃어버려서 아들을 귀찮게 한다는 것,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등 그런 것들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나에게 그런 하소연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그날 현금카드를 새로 발급받고, 저녁에 집에 가니 어머니가 너무나도 밝은 표정으로 계신다. 그런 스트레스에서 꽤 벗어나서 그런 것이었을거라 생각하니 나도 꽤 많이 행복해졌다.  어머니를 많이 도와드려서 같이 행복한 시간을 좀 더 많이 보냈으면 좋겠다. 

자책하는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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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가 예전에 자신은 몸이 아프면 뭔가 혹시 나쁜 걸 먹었는지 조심없는 행동을 했는지 돌아보면 대충 원인을 알고 조심할 수 있다고 하셨던 적이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유형이었던 것이다.  치매로 많은 능력들을 잃어가고 있는 지금, 어머니는 아직도 그러하시고 그게 옆에서 지켜 보기에 좀 가슴이 아프다. 오늘 아침에는 은행에 가서 잃어버리신 현금카드를 재발급받고 왔다. 사실 치매가 아니여도 종종 생기는 일이고, 별 일 아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렇지 않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시고 자책하신다. 물론 이전엔 가끔 생기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자주 생기는 일이다.  매일 어머니가 뭔가 예전에는 쉽게 하시던 일, 예를 들면 은행에서 돈을 찾거나, 저녁식사를 위해서 국이나 찌개를 끓이거나 하는 일들을 실패하거나 망치신 다음에 좌절하시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걸 자책하고 자신에게 실망하시는 걸 보고 있다. 어머니에게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아직 쉽게 받아들이시지 못 하고 있다. 그저 나도 옆에서 가슴 아플 뿐이다. 

진실은 언제나 중간 쯤 어딘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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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진실은 대립되는 두 의견의 중간 즈음 어딘가에 있는 법이다. 기계적인 중간도 아니고,찾기 쉽지 않은 곳에 숨어있고 노력을 하면 다가갈 수는 있지만 쉽게 당도하기는 힘들다.  어디 한 편을 든다는 것이 편할 수 있다. 그 내부에 있을 때는 너무나 완벽해보일 것이다. 하지만 한 발짝 옮기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벼릴 것이다.  진실을 찾는 자는 겸손해야 한다. 쉽게 당도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영원히 찾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진실을 찾는 과정이 그 진실보다 중요할 수 있다. 

폴아웃 4 플레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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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1월은 폴아웃4를 플레이하는 중이다. 사실 이번이 3번째 도전이고 지난 2번의 도전은 모두 20시간 이하 플레이타임 끝에 도중하차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꼭 엔딩을 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중이고 지금 30시간 이상 플레이를 마쳤다.  이 게임의 시작은 매우 평온한(?) 2077년의 어느날이다. 주인공 부부(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플레이하게 되는)가 평온하게 아침시간을 보내던 도중, 미국과 중국의 핵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급하게 볼트라고 부르는 대피소로 피난가게 된다. 하지만 그 곳은 평범한 대피소가 아니라, 사람들을 냉동해서 실험하기 위한 곳이어서, 주인공 부부와 아기 션까지 같이 냉동되게 된다. 그러다가 갑자기 주인공이 깨게 되는데 냉동보관고 안에서 창 너머로 보게되는 것은 배우자의 죽음과 아기 션의 납치...  다시 주인공은 얼마 후 깨어나게 되고, 이제 아기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인데 사실 지난 두 번의 플레이에서는 그 아이를 만나질 못했고, 이번에는 드디어 아이와 감격적(?)인 재회를 했다. 이제 점점 재밌어지는 중이긴 하다. 하지만 이 게임이 욕먹는 이유 중 대표적인 하나가 바로, 이 게임은 아이를 찾으러 가는 여정인데 모두들 그 사실을 잊고 딴 짓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문제라기 보다는 이 게임 자체의 문제인 점이 크다. 이 폴아웃 프랜차이즈도 그렇고 같은 회사의 스카이림도 그렇고, 넓은 오픈 월드에서 다양한 장소를 탐험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적인 즐길 거리인데, 그런 걸 즐기다 보면 당연히 메인 스토리 라인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어쨌든 하게 되긴 하지만...